2014년 5월 26일 월요일

미군과 독일군 장비의 비교 평가에 관한 미 제2기갑사단장의 보고서 - 2



이번 포스팅은 제2기갑사단의 전투단(Combat Command)과 연대장급 장교들의 평가 내용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사단장인 화이트 준장 보다는 살짝 비판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향은 계급이 낮아질 수록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J. H. 콜리어J. H. Collier 준장, A전투단장 

제66기갑연대의 모든 연대원들은 독일군의 기갑장비와 대전차무기가 다음과 같은 점 때문에 아군의 장비보다 월등하게 우수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접지압(Flotation)

-우수한 기동력. 독일 전차의 기동력은 중전차가 느리고 둔하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상충되는 것 입니다.(This is directly contrary to the popular opinion that the heavy tank is slow and cumbersome.)

-독일군의 전차포는 포구초속이 높으며 발사시 화염이 적습니다. 이때문에 탄도가 곧아서 관통력이 월등히 높으며 정확성도 뛰어납니다.

-90mm 전차포는 (기존의 전차포에 비해) 개선되기는 했지만 (독일군의) 75mm나 88mm 보다는 뒤떨어집니다.(The 90mm, although an improvement, is not good as either the 75 or 88.)  HVAP탄이 보급된다면 76mm와 90mm 전차포의 성능이 개선될 것 입니다.

-독일 전차의 조준장치는 아군 전차의 조준장치보다 월등히 우수합니다. 이것이 독일 전차포의 우수한 탄도와 결합해 뛰어난 명중율을 내는 것 입니다.

-독일 전차는 우수한 경사장갑을 가지고 있으며 차체의 높이도 미군 전차보다 낮습니다.

M24 전차는 배치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M26 전차는 아직 보급받지 못했기 때문에 달리 평가할 수 가 없습니다. 우리 전차병들은 아군의 장비가 선박으로 장거리 수송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아군 장비의 성능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The fact that our equipment must be shipped over long distances dose not, in the opinion of our tankers, justify our inferiority.) M4 전차가 독일군의 6호 전차보다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사실은 1943년 7월 10일 시칠리아에 상륙하기 이전에 증명된 바 있습니다. 고위 군간부들이 아군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장비로 무장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언론에서 보도했는데, 본인은 이것이 우리 병사들의 사기만 잔뜩 떨어트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병사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장비가 독일군의 장비보다 열등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It is my opinion that press reports of statements by high ranking officers to the effect that we have the best equipment in the world do much to discourage the soldier who is using equipment that he knows to be inferior to that of the enemy.)

Issac D. White(Major General, Commanding General 2nd Armored Division), United States vs. German Equipmet, (Merriam Press, 2011), pp.15~16.


콜리어 준장의 평가는 사단장인 화이트 준장의 평가 보다 훨씬 신랄하고 직설적입니다. 특히 장거리 수송을 고려하더라도 미군 장비가 열등한 사실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지적은 아이젠하워가 듣고 싶어하는 대답과는 정 반대의 것이죠. 아이젠하워가 화이트 준장에게 장거리 수송을 고려하라고 언급한 이유는 어떻게든 미군 장비의 열등함에 대해 변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몇몇 고급 장성들이 언론 보도에서 미군의 장비가 세계 최고라고 발언한 것도 직설적으로 비난하고 있는데 이것은 패튼을 겨냥한 것 입니다. 패튼은 M4 셔먼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전차라고 공언한 인물이죠. 화이트 소장이 비교적 아이젠하워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 준 것과는 정 반대입니다.


S. R. 하인즈S. R. Hinds 대령, B전투단장.

개인적으로 관찰한 바에 따르면 아군의 전차를 독일군의 전차와 비교했을때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기계적인 측면에서 봤을때는 최소한 독일군이 보유한 모든 전차와 대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호하고 탄탄한 지형이나 도로에서는 독일군의 전차보다 기동력이 우수합니다. 아군 전차의 장갑은 포구초속이 높은 75mm나 그 이상의 구경을 가진 독일군의 직사화기를 막아낼 수 없으며 이 때문에 전차끼리 일대 일로 대결을 하면 아군 전차의 패배로 끝나게 됩니다. 본인은 아군 전차가 독일군 전차를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원인이 아군 전차의 성능이 우수해서가 아니라 전장에 투입되는 아군 전차의 숫자가 월등히 많고 우리 전차병들이 적군 전차의 약점을 관통할 수 있는 거리까지 피해를 무릅쓰면서 기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직접 사용해본 온전한 상태의 독일제 조준장치는 아군의 조준장치 보다 훨씬 선명하게 보이고 조준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훨씬 짧았습니다.

아군의 전차는 다음과 같은 성능을 갖춰야 합니다. : 최소한 2,000야드 이내에서 독일군이 보유한 모든 종류의 전차를 격파할 수 있는 주포를 탑재해야 합니다. 어떠한 거리에서라도 독일군의 (75mm 이하의) 소구경 대전차 화기를 막아낼 수 있는 장갑을 갖춰야 합니다. 어떠한 지형에서도 독일군의 전차보다 우수한 기동력을 갖춰야 합니다. 현재의 전차 보다 차고가 더 낮아져야 합니다. 더 우수한 조준장치를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탄약을 탑재하는 공간이 더 넓어져야 합니다.

최근 배치되기 시작한 신형 전차는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만 여전히 일격으로 독일 전차를 전투 불능에 빠트릴 수 있는 화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전술 교범에서는 전차를 전차로 상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항상 전차가 직접 전차를 상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군의 반궤도차량은 유사한 다른 차종들 보다 월등히 우수하지만 야지 기동성이 미흡합니다. 반궤도차량은 전차와 동일한 야지 기동성을 갖춰야 합니다. 기계화 보병이 필요할 때 이를 적절히 지원하기 위해서는 측면장갑이 조금 더 강화된 완전 궤도식 차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Issac D. White, ibid., pp.17~18.


하인즈 대령의 평가도 대략 비슷합니다. 사실 미국 전차의 성능 부족은 어떻게 변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제67전차연대장 디즈니 대령의 평가도 동일합니다.


폴 A. 디즈니Paul A. Disney 대령, 제67전차연대장.

장갑 : 독일군의 전차와 대전차 장비가 사용하는 포구초속이 높은 포탄을 막기에는 부족합니다.

무장 : 75mm포와 76mm포는 현재 사용가능한 어떠한 포탄을 쓰더라도 독일군 전차가 아군 전차를 무력화 할 수 있는 거리에서 독일군 전차를 무력화 할 수 없습니다. 근거리 교전에서는 76mm포의 HAVP탄으로 독일군 전차를 기동불능에 빠트릴 수 있었지만 독일 전차의 장갑을 관통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접지압 : M4셔먼은 접지압이 부족합니다. M4A3E8의 경우는 매우 훌륭합니다.

기동력 : 아군 전차병들이 독일 전차의 기동력이 우리쪽 보다 우세하지는 못해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아군 전차병들이 이런 평가를 내린 이유는 독일 전차의 접지압이 우수해서 진흙탕에서 우수한 기동력을 발휘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인은 대등한 조건에서 독일군 전차와 맞상대할 수 있는 전차를 부대에 보급하는 것이야 말로 다른 어떤 일 보다 시급하다고 믿습니다. 장비를 직접 운용하는 병사들과 가깝게 지내는 동안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갑장비가 병사들의 사기에 끼치는 영향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90mm포를 장비한 M26 전차가 대등한 조건에서 판터와 티거를 상대했을 경우에 대한 본인의 평가는 현재 운용중인 90mm 전차포를 탑재하고 고성능 포탄을 장비한 구축전차의 성능에 기반한 것 입니다. 이 구축전차는 75mm 전차포나 76mm 전차포로는 손을 쓸 수 없는 거리에서 독일 전차를 격파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M26을 지급받아야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ssac D. White, ibid., p.18.

다음 포스팅에서는 계속해서 연대장급~대대장급 간부들이 평가한 내용을 올리겠습니다.

댓글 4개:

  1. 부양력은 아마 접지압인 듯 합니다. Flotation이니 직역하면 부양력이라는 결과밖에는 안나오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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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씀하신것이 일리가 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접지압이라면 Ground Contact Pressure로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 표현을 주로 쓰는게 진창에서의 기동력을 이야기 할때 나오는 거라서 일단 부양력으로 했습니다. 솔직히 어감이 좀 묘하기는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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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리고 셔먼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전차중 하나는 맞을 듯 합니다.... 42년도까지라는 단서가 붙겠지만요.......(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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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패튼은 44~45년에 그런 소릴 하니 욕을 먹는 거죠. 그리고 42년이면 이미 티거가 공장에서 굴러나와 야전부대에 배치될 때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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