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5일 수요일

독일 영토 내에서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딜레마

요즘은 Ingo Trauschweizer의 The Cold War U.S. Army를 읽고 있습니다. 책이 다루는 주된 내용이 냉전기 미육군의 편제와 교리 문제이다 보니 전술핵 사용 문제가 많이 언급되는데 간혹 동맹국의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내용상 꽤 재미있는 일화가 많은데 이 책의 125쪽에 실린 1961년 7월 14일 슈트라우스(Franz J. Strauss) 독일 국방장관이 맥나마라(Robert S. McNamara)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했을 때 했다는 발언이 눈길을 끌더군요.

슈트라우스는 독일 영토 내에서의 전술핵 사용에 대해 맥나마라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독일은 1평방마일 당 210명의 인구밀도를 가지고 있고 핵무기 공격에도 취약합니다. 핵무기는 전쟁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전쟁을 억제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핵무기를 사용해야 할 상황에 처한다면 기묘하고 이상한 존재가 되겠지요.”

냉전이 격화되던 시기의 독일은 자칫 잘못하면 판돈으로 걸어 놓은 나라 전체가 박살이 날 각오를 하고서라도 도박을 해야 할 처지였는데 아마 핵무기 사용은 그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도박이었을 것 입니다. 썼다 하면 쪽박이니. 그렇다 하더라도 막상 바르샤바 조약군이 국경을 넘어온다면 쓰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 그대로 딜데마 중의 딜레마가 아니었을 지.

슈트라우스와 맥나마라의 회담 녹취록은 나중에 한번 입수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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